꽃동산 오웅진 신부 무죄 판결 확정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물론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변명을 더하자면
어쩌면 신부님 뉴스가 나올 때, ‘역시 믿을 놈 하나 없다.’ 라고 혀를 끌끌 차며
세상을 더 삐딱하게 보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신부님,
저는 세상에서 제일 추악한 것을 돈, 섹스, 권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보다 사람이 더 추악한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부, 성적 유희, 권력을 가지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거든요.
그 중에서 가장 추악한 사람이 저인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도 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내 펀드를 확인하고
일시적 쾌락을 더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서길 무수히 바라네요.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없어
돈, 섹스, 권력에 지배받는 이 현실을 피하는데 그치는
비겁함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신부님,
또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믿음, 소망, 사랑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러한 것들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그 소망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현실을 공유하는 타자에 대한 사랑을 가질 수 있는 존재는
사람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더 이상 채울 어둠과 추악함이 없다고 생각되는 이 세상에도
아직도 이 암흑을 밝히는 밝은 촛불과 같은 사람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요.
그 하나가 내게는 소망이고 믿음이며 사랑이 됩니다.
인간관계에서 무엇을 바라거나 어느 사람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약간의 따스함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저는 아직 희망이 있네요.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08-09-23 00:45:14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