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행기를 타고

20100721 - 생명의 서, 아라비아

Belighty 2012. 9. 9. 23:14

생명의 서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나’와 대면(對面)ㅎ게 될지니.

하여‘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고등학교, 저 시를 배울 때, 정말 아라비아 사막에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박사과정의 시간에, 아직도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3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그 곳에 가야겠다 결정하고 스톱오버.



이 전통 복장은 빌려주는 것도 아니고 세트로 파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구매했음, 

저 흰색 옷은 7,000원 빨간색 두건도 7,000원 

검은 고무링 같아 보이는 것 25,000원 상당이나 돈 없다고 우겨서 18,000원 상당에 구매


아 사막은 정말 덥더라.

저날 온도가 41도라는데, 생각외로 덥진 않더라.

아래는 사진 몇 장,





아, 근데도 아직 독한 회의가 없는 것 같다.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못 배웠나보다.

여기 사막에 다시 내 몸을 던져야겠다.




2010-07-24 23:23:16에 싸이월드 블로그에 게재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