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La Vita é Bella

나의 핸드폰 역사 2 - (2007~2010)

Belighty 2012. 9. 27. 23:32

블랙라벨_이젠 남들도 쓰는 핸드폰을

  전편에서 이야기한대로, 핸드폰을 하루정도 잃어버리는 일이 있었고, 그때 빌렸던 친구의 작은 전화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거다. 당시 쓰던 육중한 핸드폰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 끝에 뉴 초콜렛이라 불리던 LGSV600로 번호 이동을 하고 기존의 KC8100은 옥션을 통해 전라도 어딘가로 입양을 보냈다. 여기에 몇 가지 의의가 있는데, 스마트폰에서 피쳐폰으로 역변환을 했다는 것이며 다음으로 한솔-KTF-KT로 이어지는 비주류 통신사 라인에서 처음으로 번호의 자부심이 남달랐던 SKT로 이동한 것이다. 물론 나의 번호는 010이었기에 아무런 의미도 없고, SKT회선으로 전화 걸면 들리는 땡데때데뎅도 없던 시절이라 뭐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마는 TTL 카드를 받고 나도 이젠 할인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름의 행복이었다. (물론 극장할인은 전년도 메가플렉스의 반발로 사라졌기에 이것도 별 실효는 없다)



[그림 1] LG-SV600

  당시는 LG가 잘 나가던 시절이라 핸드폰의 품질이 상당히 높았다. 고등학교 때 쓰던 폴더폰인 CX300 A/S로 찾아갔던 공릉센터의 모 기사님도 친절하고, 또 핸드폰 자체로도 훌륭한데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LG에 대한 로열티가 있던 시점이라 상당히 만족하며 썼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DMB가 안되어 야구 중계를 볼 수 없다는 점이었고, 터치패널을 이용해 조작을 해야 했기에 다소 인식이 더디고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건 슬라이드를 열었다 닫았다하며 액정 및 입력 터치패널과 마더보드를 연결하는 필름이 마모되는 문제로 인해 더 심각해진다. 

  피쳐폰을 사용하면서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 사용했던 PDA는 기존에 사용하던 dell x50v의 하위 모델인 x5v였다. 이 PDA 모델은 서울대에서 모바일 캠퍼스(?)를 추진하면서 상당히 많은 물량이 풀렸고 중고 모델로는 가성비가 최강인 기기였다. 핸드폰과 PDA를 둘다 들고 다니는 것은 역시나 번거로운 일인지라 다시 스마트폰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생길 때쯤 당시 자주 가던 커뮤니티인 투피에 대박딜이 올라왔다.

 

[그림 2] Dell Axim x5v


2% 부족한 감은 있지만

  투피에선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불렀던 이름은 ‘어린이날 대란‘. 2008년 어느 때와 다름없이 한가로이 컴퓨터실에서 OP근무를 하고 있었을 때, 또 당시 여러 과외를 통해서 수입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 스마트폰인 M4650을 9만 9천원에 판다는 딜이 나왔다. 부랴부랴 신청해서 과사에 가서 신분증을 스캔하고 입금하고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으나 이게 웬걸. 1주일이 지나도 배송은 되지 않고, 진행하는 업체의 공지는 뜨문뜨문 올라와 이게 사기를 당한건가하고 고민했으나 투피 공구의 특성상 대규모 주문이 한 번에 이루어지고, 업체는 경험이 없었던지라 그냥 일처리가 느렸던 게 원인이었나 보다. 아마 2주쯤이 다 되어 전화를 받았다.


[그림 3] SPH-M4650

  PDA가 핸드폰과 일체형이어 쉽게 쓸 수 있다고 DMB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WM의 특성인지 다소 느리고 wifi나 GPS,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기능들이 빠져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 남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x5v는 당시 연구실 인턴을 하던 성곤이에게 적당한 가격에 넘기고, AIRIS라는 정체불명의 회사에서 나온 GPS달린 PDA를 샀으나 맵피를 장착하고 삼성출장 한 번 다녀오곤 GPS가 먹통이 되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림 4] 정체불명의 AIRIS PDA


아직도 터치는 어려워

  M4650을 쓰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문자를 쓸 때였다. 그 전까지 사용하였던 핸드폰은 자판이 있던데 반하여 M4650은 처음으로 사용했던 터치폰인지라 문자를 쓰는데 속도가 너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아쉬움을 앉고 사용하던 중 세티즌에서 나왔던 노키아의 핸드폰 Navigator 6210s. 화면은 터치가 불가능하고 누가 봐도 피쳐폰이지만, 소프트웨어가 설치가 가능한 (심비안의 OS를 적용한) 스마트폰이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의 지도를 다운받아 Offline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학회 출장 계획을 앞두고 변경하게 되었다.

[그림 5] Nokia Navigator 6210s

  처음 써본 심비안OS는 사용이 편리하고 쾌적하다는 점에서 WM만 사용하던 내게는 참 높은 만족도를 주었다. Navigator 6210s에는 키패드가 있어 상당히 정확한 입력이 가능했고 입력방식도 EZ한글을 채택하여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하지만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한국의 IT 시장 특성상 OS버젼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는 점, 우리나라 지도가 제공이 되지 않는다는 점, 정작 쓸 만한 어플이 없다는 점으로 인해서 한국에서는 크게 히트를 치지 못했다. 처음부터 버스폰이었고, 그래서였는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많이 팔렸다고 한다.

  잘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WM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을 버리기 아쉬워, 의무 사용기간을 채우고 나왔던 버스폰인 터치 다이아몬드로 이동했다. 솔직히 이제부터 사용하였던 핸드폰은 그렇게 고민 고민하고 알아봤던 것은 아니다. 버스인가, 스마트폰인가만을 확인하고 구매를 진행했던 것 같다. 여기까지는 다 6개월 이상씩은 사용했지만 이 이후로는 글쎄... 물자가 풍요로워진 만큼 제품에 쏟는 관심도 줄어드는 것 같다. 아마 그래서인지 커스터마이징과정이 이후의 폰들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림 6] 터치 다이아몬드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니 참 깔끔하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HTC 디자이너는 (물론 최근 노키아 고소 건도 있지만) 무언가 센스가 있어 보인다. 물론 이 핸드폰은 저렇게 깔끔해 보이는 UI를 유지하기 위해 메모리를 많이 잡아먹어 그런지 전화가 되다 안 되다 이런 일도 있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불만족감에 옆 연구실 박사과정으로 있던 형님이 터치듀얼로 스트레스를 받으시기에 넘겨 드렸다. 아마 그렇게 작동이 잘 되지 않아서 usim을 뽑아 Navigator 6210s를 사용했다만..


[그림 7] Nokia Express Music 5800


문제는 터치야, 바보야.

  그러던 중에 외장스피커의 갑이라는 노키아 5800 Express Music이 버스로 풀려나왔고 (YWAM 모 자매는 이걸 돈 주고 샀다고 하지만..) 노키아에 대한 만족감과 연구실 형이 사서 쓰고 있기에 달라붙어서 커스터마이징 편하게 하려는 생각에 옮겨 탔으나 도리어 6210s만 못한 느낌이 들더라. 그제야 깨달았다나는 버튼을 눌러야 하는 사람이란 것을. (5800은 용훈형에게로)

  물론 그 전부터 생각했던 이상적인 스마트폰의 조건이 있었다. 바형 쿼티 / GPS, wifi, 블루투스 / 터치스크린 / 안드로이드 OS. 블랙잭이나 미라지가 위 스펙에 어느 정도 만족을 줄 수 있었지만, 초기에는 비싸서 못 샀고 나중에는 약정이 끝나지 않아서 번번이 기회를 놓쳐 후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미라지 같은 폰을 기대했고 끝끝내 사용하긴 했지만 그때까지는 남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도무지 터치에 적응을 못하겠던 상황에서 선택한 핸드폰이 바로 Xperia X1. 이즈음 만났던 나쁜 놈과 나쁜 사이트가 있는데 지형근과 뽐뿌다. 뽐뿌는 현명한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사이트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쓸데없는 것을 사게 만드는 마성의 사이트이며 지형근은 그 뽐뿌에서 알짜 정보를 소개시켜주는 전도사이다. 엑스페리아 신규를 가입하며 처음으로 전화번호가 2개가 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 일에는 지형근이라는 사상적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튼 엑스페리아는 샀지만 서브폰이라는 한계로 별로 사용하지 못하고 아향이에게 판매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아향이는 내 자전거도 사갔구나. 박종혁 벼룩시장의 큰손) 

 

[그림 8] 엑스페리아 x1


안드로원 빅딜

 

  지형근이라는 전도사 덕택에 뽐뿌를 통해 몇 번의 유용한 거래를 할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이자르이다. 이자르를 뽐뿌에서 96,000원 할부원금으로 가입을 하였으나 매달 4,000원씩 단말기 할인해주는 프로모션 덕분에 54요금제를 부과세 포함하여 4만원정도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고, 또 공기계를 27만원에 파는 쾌거를 달성하여 아무튼 나름의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이 회선을 실제로 2년간 활용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큰 성공이다.

  유심을 엑스페리아에 넣고 활용하는데 SKT의 문자시스템이 역시나 문제가 많아서 MMS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터치는 좋은데 짜증나던 차에 지형근이 쓰던 안드로원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왜 나는 엑페를 샀을까 후회하던 차에 고파스에 올라왔던 모토로이 판매 글은 잡다한 문제를 해결하는 커다란 역할을 했는데, 상당히 양심적인 모 학우가 체험단 이벤트로 받은 모토로이를 당시 중고시세의 반값인 10만원에 올린 것이다. 이를 내가 구매하고 지형근의 안드로원과 맞바꾸는 딜을 했는데, 이 나쁜 지형근이 거래조건을 높게 책정해서 나는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지형근이 크게 이득을 본 바람에 기분이 씁쓸했다. 물론 여기는 심각하게 말을 하는 것 같지만 당시도 농담 삼아, 지금도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다.


[그림 9] 안드로1


  안드로원 이야기를 다시하자면이건 쿼티키가 주는 느낌만큼은 여타의 기계가 부럽지 않다그런데 그것뿐이다심각한 수준의 OS (커펌보다 최적화 안 된), 부실한 감압식 터치느려터진 cpu 및 롬총체적 난국이었지만 쿼티하나로 대동단결했다. 전문연구요원 훈련소 입소할 때까지 사용했던지라 단점이 있음에도 이를 상쇄하는 쿼티는 아직도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키나, 이후 LG폰은 서브폰으로도 구매하지 않았는데 이때 다른 부분에서 데인 것이 커서 그런가 보다



[그림 10] 2007년부터 2010년 Q3까지의 핸드폰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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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글에서는 현재까지의 역사를 정리한다. 기종만 많고 내용은 별로 없이 넘어갈듯.